디지털 유산에 포함되는 온라인 자산, 어디까지가 진짜 유산인가?
오늘날에 일러 디지털 유산이라는 개념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사진, 영상, 문서, 글, 계정, 자산 등을 디지털 공간에 남기는 시대다. 그러나 누군가 세상을 떠났을 때, 과연 어떤 디지털 자산이 ‘상속 대상’이 되는지, 어디까지가 ‘진짜 유산’으로 인정받는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블로그, 유튜브 채널, 도메인, 이메일, 카카오톡 대화, 암호화폐, 게임 아이템 등 모든 게 자산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완전히 다르게 다뤄진다. 특히 MZ세대는 이러한 디지털 자산을 감정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가치 있게 여기기 때문에 이제는 구체적으로 그 범위를 이해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유산에 포함되는 온라인 자산의 구체적인 종류와 그 가치, 그리고 법적 관점에서 ‘어디까지가 진짜 유산인지’를 정리한다.
디지털 유산의 정의와 시대적 변화
디지털 유산은 사람이 생전에 디지털 공간에 남긴 모든 자산적 가치가 있는 정보를 말한다. 초기에는 이메일, 사진, SNS 계정 정도로 국한됐지만, 현재는 그 범위가 다음과 같이 확장됐다:
- 디지털 콘텐츠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 등)
- 온라인 계정 (SNS, 이메일, 클라우드, OTT 등)
- 온라인 자산 (암호화폐, 도메인, NFT, 플랫폼 수익)
- 온라인 기록 (검색 기록, 메신저 대화, 구매 이력)
이처럼 개인이 디지털로 남긴 흔적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있는 정보’로 재해석되고 있다. 특히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유튜브, 수십만 원 이상 가치가 있는 NFT, 큰 커뮤니티를 운영한 블로그는 더 이상 단순한 취미 공간이 아니다.
진짜 유산이 될 수 있는/없는 디지털 자산
암호화폐(가상자산)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의 암호화폐는 대표적인 디지털 유산이다. 이들은 실질적 재산으로 인식되며 법적으로 상속세 대상이 된다. 다만 문제는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상속인이 모르면 자산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애드센스·유튜브·티스토리 등의 수익형 계정
이런 플랫폼은 사망 후에도 일정 기간 수익을 발생시킨다. 구글 애드센스 수익, 네이버 애드포스트, 브런치 유료 콘텐츠 등은 모두 상속 대상이다. 단, 계정 자체는 양도가 불가한 경우가 많아 ‘수익금’만 상속되는 경우가 많다.
도메인 및 웹사이트 운영권
도메인은 브랜드 자산이자 지식재산권(IP)의 일부다. 특히 오래된 도메인(Old Domain), 키워드 도메인, 검색 상위 사이트는 수천만 원 가치가 나가기도 한다. 법적으로 명확한 소유자가 있으므로, 상속이 가능하다.
NFT 및 디지털 저작권
디지털 아트, 음악, 영상 등을 NFT로 소유한 경우, 이는 명백한 ‘소유권 기반 자산’이다. 특히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가 수익을 내고 있다면, 이는 지적 재산권과 결합되어 더 큰 가치를 가진다. 다만 플랫폼별 정책과 저장소 접근 권한 문제가 있다.
상업적 운영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쿠팡파트너스 계정
트래픽 기반 광고 수익, 제휴 마케팅 수익, 스마트스토어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계정이 아닌 '사업자 수익권'이 상속 대상이 된다. 단, 플랫폼 규정에 따라 계정 이전은 불가능할 수 있어 사업자 명의로 운영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이북(eBook), 온라인 강의, 디지털 제품 등 자동화 콘텐츠
생전에 만든 PDF, 강의, 템플릿 등은 별도의 유지비용 없이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역시 디지털 저작권 기반 자산으로 취급된다. 특히 판매가 자동화되어 있는 구조라면, 사후에도 유의미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자산들은 감정적으로는 유산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다.
SNS 계정 (페이스북, 인스타, 트위터 등)
대부분의 SNS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소유권이 있다. 고인의 계정은 추모 계정으로 전환되거나, 삭제 처리만 가능함.
이메일, 클라우드 저장 데이터
사망자가 남긴 이메일이나 구글 드라이브의 문서 등은 ‘계정 소유자만 접근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어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이 없다면, 접근 어려움
게임 아이템, 포인트, 마일리지 등
대부분 ‘서비스 이용권’의 개념이므로, 법적으로는 상속 대상 아니다. 단, 일부 국가는 고액 게임 아이템을 자산으로 간주하는 판례도 있음
법적으로 보호받는 디지털 유산의 조건
디지털 유산이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조건이 중요하다:
- 명확한 자산성 – 가치가 수치화 가능해야 함 (예: 수익, 평가금액 등)
- 소유권 또는 접근 권한 보유 – 단순 이용권이 아닌 소유자가 명확해야 함
- 플랫폼의 정책과 충돌하지 않아야 함 – 일부 플랫폼은 계정 이전 금지
따라서 고인이 생전에 이런 자산들을 어떤 이름으로, 어떤 구조로 보유하고 있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마치며,
디지털 유산이라는 단어는 이제 막연한 개념이 아니다. 그 안에는 진짜 ‘재산’이 있고, 실제로 상속이 가능하며, 때로는 물리적인 유산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중요한 건, 어떤 온라인 자산이 실질적 유산이 될 수 있고, 어떤 것은 감정적 의미만 남는지 구분하는 것이다.
MZ세대와 크리에이터 세대는 이제 디지털 공간에서도 ‘자산화’와 ‘상속 설계’를 미리 고려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자산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한다. 그 존재를 인정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사람만이 죽음 이후에도 가치를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