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사망 후 디지털 유산 1GB당 비용은 얼마일까? 저장 매체별 비교

miguel0831 2025. 7. 12. 06:00

사망 후에도 우리의 디지털 자산은 그대로 남아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이메일 서버의 기록, 클라우드에 보관된 문서, SNS에 업로드된 영상까지—이 모든 정보가 바로 디지털 유산이다. 그러나 이 데이터들은 물리적으로든 온라인상에서든 보관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살아 있을 때야 우리가 직접 관리하지만, 사망 이후에는 그 비용과 책임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 이 질문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문제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1GB라는 단위로 데이터를 바라볼 때, 저장 매체마다 그 유지 비용은 크게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사망자 데이터 1GB를 보관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을 저장 매체별로 비교해보고, 디지털 유산 정리를 위한 실제적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

사망 후 디지털 유산의 비용에 대한 저장 매체별 비교글에 대한 글

 

디지털 유산 클라우드 서비스 – 자동 연장되는 비용 폭탄

가장 보편적인 디지털 유산 저장 방식은 클라우드이다. 구글 드라이브, 애플 iCloud, 네이버 MYBOX, 드롭박스 등 대부분의 사용자가 일정 용량을 무료로 이용하고, 그 이상은 유료 요금제로 전환된다. 구글 드라이브의 경우, 100GB 요금제가 월 2,400원(연 28,800원), 애플 iCloud는 50GB 기준 월 1,100원이다. 즉, 1GB당 월 24~48원 수준이다.

 

문제는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는 점이다. 카드 해지가 되지 않는 한, 수개월 혹은 수년간 요금이 계속 빠져나가는 사례도 존재한다. 또한 유족이 계정 접근 권한을 갖지 못하는 경우, 데이터를 내려받기도 어렵고, 요금 해지도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1GB당 저장 비용이 매년 누적되어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십만 원 이상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외장하드/USB – 초기 비용은 저렴하지만 물리적 리스크 존재

가족이 고인의 데이터를 직접 보관하기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식은 외장하드 또는 USB 저장장치이다. 현재 외장하드의 경우, 1TB 제품 기준으로 약 69만 원 선이며, 1GB당 약 6090원의 초기 구입 비용이 발생한다. USB는 128GB 기준 2만 원 내외로, 1GB당 약 150원 수준이다.

 

물리 저장 장치는 한 번 구입하면 별도 요금 없이 오랫동안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하다. 첫째, 분실 또는 파손 위험이 매우 높다. 둘째, 장기간 미사용 시 인식 오류, 포맷 손상 등으로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셋째, 보관 장소에 따라 습기·충격·온도 변화로 데이터가 훼손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유족이 실수로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장치를 분실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디지털 금고/아카이빙 플랫폼 – 보안은 높지만 비용도 높다

최근 등장한 ‘디지털 금고’ 서비스는 사망자 또는 생전 이용자의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보관하고, 지정된 유족에게만 열람 권한을 주는 방식이다. 국내외 스타트업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사망 전 콘텐츠를 기록해 보관하거나, 디지털 유언장을 남길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들 플랫폼은 보통 월정액 또는 연 단위 요금제를 운영하며, 보안·접근관리·유언 전송 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평균적으로 100GB 보관 시 연 5만 원 이상의 요금이 부과되며, 1GB당 연 500원 이상의 고비용 구조를 가진다. 그러나 고급 보안 시스템과 접근 제어 기능, AI 기반 정리 기능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관의 안정성과 법적 안전장치 측면에서 가장 신뢰성 있는 저장 방식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유산도 생전에 정리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유산은 정리하지 않으면 생전에도, 사후에도 계속해서 ‘비용’을 발생시킨다. 클라우드는 편리하지만, 관리되지 않으면 요금이 지속적으로 청구되고, 외장하드는 저렴하지만 분실 위험이 존재한다. 디지털 금고는 안전하지만 비용이 높다. 결국 어느 저장 방식이든 장단점이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망 전에 데이터를 정리하고 보관 방식을 미리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나는 몇 개의 클라우드 계정을 쓰고 있으며, 비밀번호는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가? 중복된 사진, 오래된 문서, 삭제하지 않은 메일이 얼마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디지털 유산은 결국 유족에게 불필요한 비용과 부담으로 남게 된다. 1GB의 가치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기억과 관계를 누가,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를 준비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