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정리는 계정 목록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건, '누가 내 계정을 정리해줄 것인가'이다.
디지털 위임자는 나를 대신해 나의 계정, 기억, 기록, 감정을 존중 있게 마무리해줄 사람이다. 지금 그 사람을 정하고, 지금 그에게 당신의 의사를 전하자. 그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상속 준비다.
디지털 유산 정리 시, 남은 계정 위임자 지정 방법과 유의 사항
누구나 하루에도 수십 개의 계정을 사용한다. 메일, 클라우드, 사진, 영상, 금융, SNS, 유료 서비스까지 스마트폰 한 대에만 수십 개의 앱과 로그인 정보가 저장되어 있다. 그러나 이 계정들은 사망하거나 사고로 인해 소유자가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게 되면, 혼란의 유산이 된다. 그렇기에 디지털 유산 정리는 단순한 계정 삭제나 백업이 아닌 “누가 그 계정을 대신 관리하거나 정리해줄 것인지”를 미리 정해두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 사람이 바로 ‘디지털 위임자’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막상 위임자를 정하지 않거나, 정해도 제대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아
계정 분실, 가족 간 다툼, 사후 오남용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유산 정리의 시작점인 ‘위임자 지정’ 방법과 주의사항을 2025년 기준으로 실제 사례 중심으로 안내해 보았다.
디지털 유산 위임자는 왜 필요한가?
위임자가 필요한 이유
- 사망 또는 사고로 인해 본인이 로그인할 수 없을 경우
- 치매, 혼수상태, 장기 입원 등으로 판단력이 상실된 경우
- 가족이 여러 명이지만 누가 계정을 관리할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
- 수익형 계정(유튜브, 애드센스, 쇼핑몰 등)의 소유권/정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
위임자가 없으면 아무도 계정을 건드릴 수 없고, 오히려 가족 간 갈등이나 오남용 우려가 생길 수 있다.
위임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신뢰도 | 가족, 배우자, 성실한 지인 등 오남용 우려가 없는 사람 |
IT 이해도 | 기본적인 클라우드, 계정, 기기 관리가 가능한 사람 |
지속적 관계 | 연락이 끊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 |
법적 갈등 최소화 | 향후 상속인 간 다툼을 피할 수 있는 위치의 사람 (예: 자녀 1명 위임 + 유언장 첨부 등) |
위임자 지정 실전 방법: 서비스별 안내
Google 계정 (Gmail, Drive, YouTube 등)
- Inactive Account Manager 설정하기
링크: https://myaccount.google.com/inactive
로그인 비활성 기간(예: 6개월) 설정
최대 10명까지 수신자 지정 가능
전달할 서비스 항목(Gmail, Drive, 유튜브 등) 선택 가능
계정 삭제 여부까지 설정 가능
주의: 수신자에게 메일 전달만 되며, 자동 로그인은 불가능함. 계정 암호는 별도로 공유하지 않고 “이런 정보가 전달될 것이다”는 사전 고지 필수
Apple ID (iPhone, iCloud 등)
- 디지털 상속자(Digital Legacy) 설정
설정 > Apple ID > 암호 및 보안 > 디지털 상속자
iOS 15 이상, macOS Monterey 이상 필요
최대 5명까지 등록 가능
사망 시, 사망진단서 + 접근 키 제출 필요
주의: 상속자가 등록돼 있어도 iPhone 암호가 없으면 iCloud 데이터는 열람이 제한될 수 있음. 상속자에게는 접근 방법과 위치 고지 필수
SNS & 클라우드 계정
인스타그램 | ‘기념 계정’ 전환 또는 유족 삭제 요청 가능 (사망증명서 필요) |
페이스북 | ‘상속 관리자’ 설정 기능 → 계정 유지 또는 삭제 가능 |
네이버 | 위임 기능 없음 → 유족이 직접 삭제 요청 (서류 제출) |
카카오 | 삭제 가능하나, 콘텐츠 열람 불가 / 위임자 지정 불가 |
Google Photos / Drive | Inactive Account 통해 지정한 사람에게 자동 전달 |
위임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실수 5가지
디지털 유산 정리를 준비하면서 위임자를 지정해도 다음과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의미가 사라진다.
위임자에게 아무 설명도 하지 않음
> 연락처만 등록해놓고, “무슨 자료가 전달되는지” 미리 말하지 않으면 위임자가 당황하거나, 전달받은 후에도 정리를 하지 못함
계정 목록이나 백업 위치를 공유하지 않음
> “위임했으니 알아서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건 금물
> 계정 ID, 사진 백업 위치, 외장하드 명칭 등 최소한의 힌트는 남겨야 함
가족 간 위임자 중복 지정
> 형제자매 중 2명을 지정하거나, 배우자와 자녀를 동시에 설정해 계정 정리에 대한 권한 충돌 발생
비밀번호까지 그대로 전달
>구두로 계정 비밀번호를 넘기거나, 문서에 평문으로 기록하면 도난·오남용 위험 발생. 전달은 “방법만” 남기고, 비밀번호는 따로 보관
유언장에 위임자 기록 누락
> 계정 위임자와 실제 유산 상속자가 다를 경우 법적 분쟁 발생 가능 → 반드시 유언장에 디지털 자산 처리 방침과 위임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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