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남기는 유산은 이제 더 이상 부동산이나 예금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메일, 유튜브, SNS 계정, 클라우드 저장소, 가상화폐 지갑, 디지털 콘텐츠 수익 등 다양한 온라인 자산이 실제 자산 못지않은 가치를 지닌다.
문제는 이러한 디지털 유산이 생전에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다면, 사망 이후 가족들이 접근하거나 처리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생전에 미리 계정과 비밀번호, 자산 목록, 삭제 또는 이전 지침 등을 정리해두는 것이 필수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이러한 디지털 자산 관리를 돕는 전문 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생전 디지털 유산 정리를 돕는 최고의 앱 5가지를 선정해 기능과 장점, 사용 추천 대상까지 자세히 소개한다.
1Password – 비밀번호와 디지털 유산 정리를 동시에
1Password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밀번호 관리 앱 중 하나이며, 단순한 로그인 정보 저장을 넘어서 디지털 유산 정리에도 매우 유용한 도구다. 사용자는 다양한 웹사이트, 계정, 앱, 지갑 주소, 보안 질문 등을 하나의 ‘보안 금고’에 저장할 수 있고, 폴더별로 정리하여 중요한 디지털 자산을 구조화할 수 있다.
특히 이 앱은 ‘긴급 연락처(Emergency Access)’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사망하거나 장기간 활동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사람이 일정 기간 후 자동으로 금고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디지털 유산의 소유자가 의도한 사람에게 자산을 안전하게 넘기도록 도와준다.
또한 사용자는 각 항목마다 ‘주의 사항’이나 ‘사용 지침’을 메모 형식으로 추가할 수 있어, 자산의 실제 용도나 관리 방법을 함께 남겨두는 것이 가능하다. 디지털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다면, 1Password는 가장 안정적이고 강력한 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Everplans – 유언장부터 온라인 계정까지 정리 가능한 디지털 생전 정리 플랫폼
Everplans는 미국에서 시작된 ‘디지털 생전 정리 플랫폼’으로, 단순한 앱을 넘어서 종합적인 디지털 유산 정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이 앱을 통해 생전 작성한 유언장, 계정 정보, 금융 자산, 장례 지시사항, 구독 서비스 목록 등을 한곳에 보관할 수 있으며, 특정 문서나 정보는 상속자 또는 가족에게 ‘사망 이후 자동 전달’ 설정이 가능하다.
Everplans는 특히 ‘디지털 유언장’ 기능을 제공해, 사망 후 각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용자의 의사를 미리 명시할 수 있게 한다. 예: “내 페이스북 계정은 추모 계정으로 전환해 주세요”, “내 유튜브 채널은 유지하되 수익은 가족에게 전달해주세요”와 같은 구체적인 요청을 남길 수 있다.
또한 Everplans는 사용자의 계정에 변호사, 가족, 지정 수탁자 등 여러 사람을 초대해, 협업형 디지털 유산 관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특히 중장년층이나 자녀에게 온라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넘기고 싶은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Notion –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디지털 유산 정리 노트
Notion은 원래 생산성 도구로 알려져 있지만, 디지털 유산 정리 용도로 매우 강력한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이기도 하다. 사용자는 자신만의 ‘디지털 자산 정리 템플릿’을 만들어 계정, 로그인 정보, 구독 서비스, 가상화폐 지갑, 유튜브 채널 수익 구조 등을 항목별로 정리할 수 있다.
Notion의 장점은 문서와 표, 체크리스트, 링크 등을 통합해 하나의 정리 노트처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 디지털 유산 목록”이라는 페이지를 만들고, 그 안에 ‘SNS 계정’, ‘클라우드 저장소’, ‘디지털 수익’, ‘삭제 요청 목록’ 등을 폴더처럼 구분해 둘 수 있다.
공유 기능을 이용해 가족이나 변호사, 지정 상속인에게 일부 페이지만 열람 가능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앱 접근 자체에도 비밀번호나 2차 인증을 설정할 수 있어 보안도 우수하다. 자율성이 높고 복잡한 정보까지 직접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매우 추천되는 디지털 유산 관리 방법이다.
SafeBeyond – 사후 메시지와 디지털 자산 유산 설정 기능 제공
SafeBeyond는 일반적인 자산 관리 앱과는 다른 접근을 하는 앱으로, ‘사후 메시지 전송 서비스’와 디지털 유산 처리 지시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특정 시점 또는 조건(예: 장례식 다음 날, 자녀의 결혼식 등)에 맞춰 이메일, 영상, 메시지를 남길 수 있고, 동시에 해당 메시지에 자산 정보도 포함시킬 수 있다.
SafeBeyond의 강점은 감성적 접근과 디지털 상속 기능을 결합한 모델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이메일 계정은 삭제해 주세요”, “이 영상은 내 손자에게 생일에 전송되게 해주세요”라는 식의 인스트럭션을 함께 설정할 수 있다.
또한, SafeBeyond는 디지털 자산 목록을 함께 정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파일 업로드 및 중요한 문서 스캔 보관 기능도 지원된다. 이 앱은 ‘내 죽음 이후 가족이 나를 기억하고, 내 자산을 정리하도록 돕는 감성형 유산관리 툴’로 볼 수 있다.
Legacy Drawer by Trust & Will – 법적 유언과 자산 리스트 통합 앱
Trust & Will에서 제공하는 Legacy Drawer 기능은 단순한 자산 정리를 넘어서 법적 유언장, 상속 문서, 계정 정보 정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디지털 자산, 실물 자산, 부채, 구독 서비스, 지갑 주소, 유튜브 수익 계정 등을 한곳에서 정리하고, 그 내용을 법적 유언서로 변환해 변호사와 연동하는 기능도 지원된다.
특히 미국 사용자 기준으로는 공증 서비스까지 포함되어 있으며, 사용자의 사망 시점이나 무응답 상태를 기반으로 자동 전달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또한 지정 상속인만 볼 수 있는 문서와, 모두에게 공유 가능한 문서를 구분할 수 있어 보안과 개인 정보 관리에도 매우 유리하다.
이 앱은 복잡한 유산 분배 구조를 가진 사용자나, 법적 효력 있는 디지털 유산 정리를 원하는 사람에게 최적화된 도구다. 향후 한국에서도 유사한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유산 정리는 앱으로 미리 시작해야 한다
디지털 유산은 이제 현실 자산 못지않은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나중에 정리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방치하고 있다. 중요한 건, 디지털 유산은 정리되지 않으면 ‘가족이 절대 접근할 수 없는 자산’이 된다는 점이다.
위에서 소개한 앱들은 사용자가 복잡한 기술 지식 없이도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안전하게 넘길 수 있도록 설계된 도구들이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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