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남긴 유튜브 채널은 단순한 영상 모음 그 이상이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 수백 개의 영상, 매달 발생하는 광고 수익, 그리고 시청자와의 정서적 연결까지 모두 그 사람의 디지털 자산이 된다. 특히 MZ세대와 크리에이터 세대가 증가함에 따라, 죽음 이후에도 수익을 발생시키는 유튜브 채널은 점점 더 ‘디지털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 채널은 실체가 없는 온라인 공간이며, 법적인 명확한 소유권 처리와 애드센스 수익 분배는 아직 모호한 영역이다. 그렇다면 고인이 남긴 유튜브 채널의 수익은 누가 가져가며, 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오늘, 이 글에서는 유튜브 채널이 디지털 유산으로 남았을 때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수익 분배 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디지털 유산일지라도 유튜브 채널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닌 수익형 자산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결합되면서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 구독자 수에 따른 광고 수익 증가
- 이전에 업로드된 영상에서도 계속 수익이 발생하는 ‘롱테일 구조’
- 슈퍼챗, 멤버십, 제휴 마케팅 등 부가 수익 구조
- 개인 브랜드 가치 및 IP (지식재산권)
예를 들어, 한 유튜버가 사망했어도 그가 생전에 올린 영상에 계속해서 광고가 노출되고, 구독자가 증가하며, 조회수에 따른 수익이 지속된다. 이러한 수익은 디지털 유산의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고인의 유튜브 채널, 수익은 누구에게 상속되는가?
한국 민법 기준으로 본 디지털 유산 상속
한국 민법은 유튜브 채널이나 애드센스 계정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지만, 디지털 자산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고인이 사망하면 다음과 같은 절차가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 애드센스 계정에 연결된 수익은 유산으로 간주
- 법정 상속인(배우자, 자녀 등)이 유산 상속을 청구할 수 있음
- 그러나 구글은 법원의 사망 증명서, 상속인 증명서, 유언장 등을 요구하며, 처리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음
구글 정책에 따른 실제 처리 방법
구글은 사망자의 계정을 처리하는 공식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망자의 계정 접근 요청 페이지를 통해 상속인이 사망 증명서, 신분증, 유산 관리인 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함
- 검토 후 구글이 일부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 또는 계정 이전을 승인할 수 있음 하지만 계정 자체의 소유권 이전은 허용하지 않을 수 있음
즉, 수익을 받기 위해선 계정 접근 승인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서류 작업이 필요하다.
유튜브 채널 삭제 없이 유지할 수 있을까?
유튜브 채널은 일정 기간 동안 계정 활동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정지되거나 삭제될 수 있다. 특히 아래 조건이 해당되면 위험하다:
- 장기간 로그인 기록 없음 (보통 24개월 이상)
- 애드센스 정책 위반 발생
-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그러나 영상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조회되고 있다면, 구글이 임의로 채널을 삭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럴 경우 유족이 계정 접근 권한을 확보한다면 채널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사망 전에 준비할 수 있는 유튜브 계정의 디지털 유산 설계
‘신뢰할 수 있는 연락처’ 등록 (Inactive Account Manager)
구글은 사용자가 사망하거나 장기간 활동이 없을 경우, 지정된 제3자에게 계정 데이터를 전달하는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을 제공한다.
- 애드센스, 유튜브, 지메일 등 전체 계정에 적용 가능
- 지정된 사람은 사망자 계정의 데이터 일부를 전달받을 수 있음
- 수익 인출 또는 계정 복구 시도 가능
유언장 또는 법적 문서에 계정 정보를 명시
고인이 유언장에 계정 정보, 수익 인출 방식, 상속 희망인을 명시해두면 법적 분쟁 없이 유족이 디지털 자산을 정리할 수 있음.
수익 수령 계좌를 가족 명의로 설정
애드센스 수익 수령 계좌를 공동명의 또는 가족 명의로 설정하면 사망 시에도 계좌 자체가 정지되지 않고 수익이 들어올 수 있음. 단, 이 방법은 세법적으로 상속 처리가 필요함.
유족이 할 수 있는 현실적 조치
유튜브 채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가족이 있을 경우, 유족은 다음을 우선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 사망 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인 입증서류 준비
- 구글 고객지원에 ‘사망자의 애드센스 계정 접근 요청’ 진행
- 변호사를 통해 유산 처리 관련 법률 검토
- 채널을 보존할 것인지, 삭제할 것인지 판단하고 필요시 다운로드
특히 수익이 크거나 채널이 성장성이 있는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적으로 상속 및 세금 처리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유튜브 채널은 단순한 영상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고인의 생각과 열정, 창의력이 담긴 공간이며, 동시에 지속적인 수익을 발생시키는 디지털 자산이다. 디지털 유산으로서의 유튜브 채널은 법적 소유권과 수익 권리를 함께 다뤄야 하는 복잡한 자산으로, 생전의 준비와 사후의 대응이 모두 필요하다. MZ세대와 Z세대는 이제 디지털 공간도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유족 역시 감정적 이별뿐 아니라, 디지털 수익 자산에 대한 책임 있는 정리와 보존을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남겨지는 것은 단지 흔적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가치가 될 수 있다. 그 가치를 올바르게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애도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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